야구
주장 김현수가 만들고 싶은 분위기 '기죽지 말자. 내일이 있다'
"올해는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2019시즌, 새롭게 LG의 주장을 맡은 김현수(31)의 목표다. 김현수는 16일 잠실구장에서 한 인터뷰에서 주장에 선임된 소감을 "LG에서 함께한 시간이 1년밖에 안 된다. 나와 선수들 모두 서로에게 적응해야 한다. 중간에서 어려운 부분은 팀에 오래 몸담고 있는 오지환·정찬헌 등이 좋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는 전통적으로 매해 1월 시무식에서 구단과 프런트가 1인 1표 투표권을 행사해 주장을 선출해 왔지만 이번에는 류중일 감독이 직접 김현수를 신임 주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주장에 선임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다만 내 스타일이 있는데 선수들이 동의하고 따라올지 걱정됐다"며 "특별히 스타일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선수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LG와 115억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한 김현수는 이적 이후 두 번째 시즌에 주장을 맡게 됐다. 류 감독은 김현수의 모범적인 생활과 훈련 태도 그리고 더그아웃에서 리더십 등을 판단해 그에게 선수 대표를 맡겼다. 김현수의 훈련 태도는 1년 만에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몇몇 선수들은 김현수를 '김관장'이라고 칭한다. 그를 따라 훈련하며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지난 정규 시즌에도 일주일에 3~4번 정도 가장 먼저 구장에 나와 헬스 및 체력 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찰떡처럼 붙어 다닌 채은성은 2017년 타율 0.267 2홈런 35타점에서 지난해 타율 0.331 25홈런 119타점으로,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이번 비시즌에는 '관장님'을 따르는 후배들이 더 늘어났다. 그는 "아무래도 지난해 (채)은성이가 효과를 보니까 다른 선수들도 따라오게 된 것 같다"며 "예전에 나도 야구선수는 러닝을 잘하고 야구 훈련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산 시절에 손시헌과 임재철·김동주 선배님들이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더라. 나도 따라 하겠다고 했고, 따로 헬스클럽에서 몸을 만들었다.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팀 선수들끼리 서로 잘되면 좋은 것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파이팅'이 있는 선수다. 유지현 LG 수석 코치는 "더그아웃에서 김현수의 역할을 보면 확실히 다르다.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리더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주장' 김현수는 밝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더그아웃에서 보면 팀이 이길 때와 패할 때 분위기가 달랐다. 풀이 많이 죽어 있는 선수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정규 시즌은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다. 오늘 경기에 졌다고 해서 내일 또 패하진 않는다"며 "선수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플레이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각자 개성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9년 팀의 가을 야구 진출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1루수 미트도 준비해 놓았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주 포지션인 좌익수로 518⅔이닝을, 동료들의 부상으로 인한 연쇄 이동 때문에 1루수로 452⅓이닝을 뛰었다. 류 감독은 "2019년, 김현수를 주전 좌익수로 못 박겠다"고 했지만, 김현수는 "언제든 나갈 수 있게끔 조금씩 1루 수비 연습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은 두산이다. 김현수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몸담은 친정팀이다. LG는 지난해 두산에 1승15패로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으로 밀렸다. 지난해 10월 6일 두산과 정규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선발투수 차우찬의 9이닝 134구 완투 덕에 가까스로 3-1 승리를 거둬 시즌 전패 위기에서 탈출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포스트시즌보다 (부상으로 빠진) 두산과 최종전을 더 열심히 챙겨 봤다"며 "두산전 결과에 신경이 안 쓰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같이 사용하다 보니 '라이벌'이라는 평가를 듣는데 성적만 봐선 라이벌이라고 할 수 없다. '선수들에게 (패배를) 인정하자'고 얘기했다"면서도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일단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산전에서 잘하고 싶다. 우리는 두산에 두 번만 이겨도 지난해보다 잘한 거다. 반대로 두산은 16번을 다 이겨야 한다. 선수들에게 두산전에 부담 없이 하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웃었다. 김현수는 지난해 타율 0.362 20홈런 101타점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선보였으나 시즌 막판에 부상으로 빠졌다. 오는 30일 동료들과 함께 1차 전훈지인 호주 시드니로 향하는 그는 "지난해 오랜만에 경기를 많이 나가니까 기분이 좋았다. 한 시즌을 정말 즐겁게 했는데 마지막에 부상으로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며 올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19.01.16 06:00